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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FM통신)

제목

FM 통신32호-지금 당신의 자녀는 행복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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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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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지금 당신의 자녀는 행복합니까?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최고 인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숀 아처 교수의 행복의 특권은 우리나라에도 책으로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이 강좌에서 숀 아처 교수는 행복한 사람이 똑똑한 사람보다 더 높은 성과를 이루어내고 더 성공적인 일을 수행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는 행복하면 성공하는 것이지, 성공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명제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어떻습니까?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 현재, 아이다운 행복을 많이 포기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최근에 조선일보에 연재된 독친(毒親, paradox parents)시리즈를 흥미 있게 읽었습니다. 여기서 독친(毒親)이란 자녀 교육, 자녀의 성공에 올인하며 자녀를 압박하는 대한민국의 아버지 어머니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이 기사에 나타난 우리 자녀들의 자화상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의 아이들이 불쌍하게 보였습니다.

지난해 (한 해가 지났으니 재작년이군요) 가족과 대화를 나누던 중학생 A(당시 15)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방에서 근무 중인 아버지가 주말에 집에 올라와 너만 공부 잘하면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할텐데.....”라고 하자 A군은 욱하는 심정으로 그럼 나만 없으면 행복하겠네요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투신했다고 합니다. 자녀의 성적이 한 가정의 행복의 잣대가 되어버린 이 시대의 비극적 단면이라고 하겠습니다.

2013, 지방의 한 교육청이 학교 측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교 5학년 전체 학생들의 일기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이들의 일기에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부모의 기대와 무언의 압박에 휘둘리는 아이들의 분노와 절망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나는 오늘도 학원, 숙제에 치여 밤 11시에 잠이 든다. 내 꿈은 뭐지? 엄마가 원하는 예일대?’

 

 

요즘 집에 오면 숙제 때문에 너무 바쁘다. 이러다 우리 모두 시험지에 파묻혀 죽을 수도 있겠다. 제발 국가성취도 평가가 빨리 끝났으면 좋

학원이 싫은 이유? -숙제가 많으니까, -스트레스를 공급하는 곳이니까.... ! 이 못된 어른들아~ 우리는 스트레스 받으면 안 죽는 줄 아니?’

아이들의 일기를 읽어 보면, 현재 60대 전후 세대가 과거에 중학교 입학시험을 보고 중학교에 진학할 때보다 더 열심히 더 혹독하게 공부에 시달리고 있는 듯합니다. 그 옛날엔 그래도 골목에 나와서 얼음땡도 하고 딱지치기, 술래잡기 하며 함께 놀 친구들도 있었고 시간도 있었는데 요즘 아파트 놀이터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나와 놀면 간첩 취급을 받는다고 합니다. 왜요? 모두 다 학원에 갔기 때문입니다.

방과 후 학원을 전전하며 많은 숙제와 공부에 시달리며 밤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소중한 꿈이 있을까요?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창의성은 이렇게 하루하루 쫓기듯이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과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행복한 여유를 가지고 꿈을 꿀 때 창의성이 탄생되는 것입니다.

 

긍정적 정서와 성취 역량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온 연세대 김주환 교수는 아이가 공부 잘하기를 원한다면 아이 스스로 행복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영어 학원에 다니는 아이가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엄마, 나는 학교가 너무 좋아. 한국말을 마음대로 써도 되잖아... 영어학원에서는 한국말 쓰면 혼나고 영어로만 말해야 하는데 눈치만 봤어. 영어 선생님이 미워

마치 일본 식민지 시대에 학교에서 한국말을 쓰면 무섭게 혼나던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설움을 이 아이는 영어 학원에서 겪은 것입니다. 이렇게 행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공부를 하면 영어 실력이 늘까요? 한국말 썼다고 혼나고, 눈치 보며 기가 죽어서 다니는 학원에 우리 부모님들은 거액의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어 공부하는 아이가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그 돈은 흘러가 버리는 돈이 되고 말

것입니다.

자신이 행복하다는 감정, 다시 말하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와 정서는 아이가 앞으로 계속 마주치게 되는 위기와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버팀목이 되고 또한 자신이 하는 일과 대인관계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저력이 됩니다.

아이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몰고 가는 독친(毒親)의 통제 아래 성장하는 아이보다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자신이 제일 행복하며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길을 택한 아이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의 자녀가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공부 잘하던 당신의 자녀가 안정적이고 고소득이 보장되는 학과에 진학하지 않고 미용기술자(요즘엔 헤어아티스트라 부르죠)가 되겠다고 선언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자녀가 선택한 길이 섣부른 판단이 아니라 본인에게 행복한 길이라고 확신 있게 말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런 돌발 상황에서 내 자녀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인정해주고 부모의 일방적인 생각이 편협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부모님은 진정 용기 있는 분입니다.

 

당신의 자녀는 지금 행복합니까?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행복한 사람이 성공을 하는 것입니다. 성공을 해야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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