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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FM통신)

제목

FM통신 27호 -사춘기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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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사춘기


사춘기를 겪고 있는 자녀를 둔 가정은 웃음이 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제일 무서운 아이들은 중학생이며, 2병이라는 신조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2병의 시기가 점점 빨라져서 초6, 5, 심지어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들도 사춘기의 모습을 보인다고 하니 시대가 달라지긴 달라졌나 봅니다.

 

사춘기를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독립을 향한 반란이라고 거창하게 말해보고 싶습니다.

이미 중년이 되어버린 어느 남성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자신의 꿈은 소설가였는데 부모님의 반대와 강요로 변호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의 삶은 오직 부모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펼쳐졌고 진정한 자아의 욕구는 무시된 채 그렇게 어른이 되었습니다. 변호사가 된 후에는 일중독이 되어 휴일도 반납하고, 취미생활도 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중년이 된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라는 실존적 질문에 부딪치고 심한 허무의 늪에 빠지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결국 일을 접고,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시간을 갖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다시는 변호사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자녀 양육의 궁극적 목표는 떠나보냄입니다. 즉 독립된 인격, 자기 스스로 주체적 삶을 살 수 있는 성인으로 키워야하는 것이 부모의 의무입니다.

떠나보냄은 시집 장가보내는 단순한 물리적 행위가 아니라 자녀의 정신적, 인격적인 독립을 존중해주고 홀로 서려고 안간힘을 쓰는 자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태도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어떻습니까? 많은 부모님들이 사랑과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내 품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나의 눈높이에 맞춰자녀를 양육하고 자녀의 결정과 선택을 존중해주지 않습니다. 외모, 시간관리, 취미, 친구 사귀기 등 사소한 것에서부터 직업과 배우자의 선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간섭하고 통제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사춘기의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싫어요, 내가 알아서 할래요. 제발 간섭하지 말아요라고 하며 절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부모님들에게 반항과 불순종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숨 막히는 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나려는 진정한 자아의 외침인 것입니다.

 

사춘기를 바라보는 두 번째 관점은 아이들의 생물학적 특성을 부모님께서 정확히 인지하고 그들의 과도기적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들의 육체적 모습은 성인과 같아집니다. 남성 또는 여성 호르몬이 급격히 많이 분비되므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받아들이느라 당황합니다. 그리하여 남성적인 또는 여성적인 외모 가꾸기에 정신이 없고 또한 이성에 관심이 많아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그 다음, 뇌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격적으로 완전한 성인이 되기까지 인간의 뇌는 단계를 밟아가며 진화합니다.

갓난아기로 태어날 때는 숨 쉬고 먹고 자고 하는 즉, 생명유지에 관여하는 뇌의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런데 완전한 성인이 되면 충동과 감정을 조절하고 신중하게 판단하고 일을 조직, 기획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뇌의 모습으로 발전합니다. 그런데 사춘기의 아이들의 뇌는 완전한 성인의 뇌로 발달하지 않은 과도기적 단계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육체적으로는 어른이지만 충동과 감정을 조절하고 이성적으로 적절하게 판단해줄 수 있는 뇌가 아직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엉뚱한 사고를 곧잘 저지르는 것입니다.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아직 진정한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감정과 욕구에 더 많이 지배되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런 전제를 인지하고 사춘기 자녀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아직 진정한사람'이 되지 못한 아이들과 무작정 싸우기 보다는 그들의 감정과 욕구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들을 지혜롭게 다스릴 작전을 세워야겠습니다.

 

독립을 향한 열망을 넘어 일탈로 치닫는 아이들을 바라볼 때 부모님들은 당황하실 것입니다. 부모의 통제와 자녀의 자율권 존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딜레마에 빠져 날마다 혼란스러워 하는 부모님들에게 해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이들이 뛰쳐나가더라도 되돌아올 수 있는 커다란 울타리, 부드러운 스펀지로 만들어진 울타리가 되어 주십시오' 라는 것입니다.

사춘기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반항 뒤에 숨어 있는 자녀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연습을 하다보면 그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부모님들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사춘기는 통과의례입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반드시 겪어야할 성장통과 같은 것입니다. 이런 시간을 겪지 않고 모범생의 모습으로, 엄친아의 모습으로 성장한다고 결코 안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10년 또는 20년 후, 아니면 중년 그리고 인생의 황혼에 찾아오는 사춘기는 더 강력한 태풍을 몰고 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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